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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숨은 설계자]64. 조세핀 코크런(Josephine Cochrane)-실용 기술로 일상을 설계한 여성 과학자

산업화가 가정으로 스며들기 시작한 19세기 말 미국19세기 후반의 미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새로운 사회 질서를 구축하고 있었다. 철도와 증기기관이 전국을 연결하고, 대량 생산 기술은 식료품, 의류, 가전제품에까지 확대되었다. 도시에서는 여성의 역할이 전통적인 가사 중심에서 점차 공장 노동자, 교사, 발명가 등 새로운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었으나, 여전히 대부분의 기술과 특허는 남성 중심으로 이뤄졌다.이 시기는 또한 미국의 중상류 계층 여성들이 ‘사교와 살림’을 동시에 수행해야 했던 이중 부담이 있었던 시기였다. 가정에서 연회를 주관하거나 손님 접대를 자주 하던 여성들은 많은 식기를 사용한 후 반복되는 세척 작업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의 설거지는 노동력이 많이 들고 번거로웠고, 손으로 식기를 씻는 과..

[역사의 숨은 설계자]63. 호세 데 갈베스(José de Gálvez): 스페인 식민 제국의 통치를 재설계하다

18세기 스페인 제국의 위기18세기 중반의 스페인은 광대한 식민지를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내부 행정 시스템은 비효율과 부패에 찌들어 있었다. 필리핀, 카리브 해, 멕시코, 남아메리카 등지에서의 스페인 통치는 무력과 신앙을 기반으로 유지되었으나, 지방 행정력은 약화되고 세수 확보는 어려워지면서 제국은 점차 정체에 빠졌다.이 시기의 유럽은 계몽주의와 합리주의가 지적·정치적 흐름으로 번져가고 있었고, 프랑스와 영국은 이를 기반으로 행정과 교육, 군사 시스템의 근대화를 추진하고 있었다. 이에 비해 스페인은 여전히 구세대적 봉건 체제를 유지했으며, 왕권 중심의 절대주의가 경제 발전과 인재 등용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이런 가운데 등장한 것이 바로 ‘부르봉 개혁(Bourbon Reforms)’이라 불리는 일련의 정책..

[역사의 숨은 설계자]62.바오 스천(包世臣): 청나라 말기 혼란에서 빛난 실용 개혁가

격동의 청나라, 사상적 전환을 부르다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중엽에 이르는 중국은 청나라의 통치가 구조적으로 약화되며 내적 위기를 겪던 시기였다. 내부적으로는 백련교의 난과 같은 민란이 끊이지 않고, 인구 증가로 토지 부족과 농민 빈곤 문제가 심각해졌다. 건륭제 말기부터 제국의 행정 시스템은 점점 더 부패와 비효율에 물들었고, 관료 계층은 형식적인 성리학적 해석에만 의존하며 현실 문제에 대한 대응 능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에 따라 조세제도, 수리(水利), 국방, 인재 선발 등 실무 행정에서 지식과 실천의 괴리가 점차 커졌다.이 시기는 또한 서양 열강의 접근과 상업의 확대로 인해, 전통적 가치관과 외부 변화가 충돌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아편 전쟁(1839~1842)은 그 절정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