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 전쟁의 시대, 실용 정치의 설계사를 찾다16세기 유럽은 겉으로는 종교 개혁과 르네상스가 일어나고 있었지만, 그 이면에서는 왕위 계승 문제와 종교 갈등, 외교 충돌이 끊이지 않던 시대였다. 영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헨리 8세가 로마 가톨릭을 떠나면서 만든 영국 국교회는 한 왕의 결단으로 시작되었지만, 그 체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나아가 영국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는 여전히 혼란 속에 있었다.그 혼란을 정리하고, 엘리자베스 1세 치세를 통해 영국이라는 국가를 하나의 체계로 정비한 실무 설계자가 있었다. 바로 윌리엄 세실(William Cecil, 1520~1598)이다. 그는 국왕도 아니었고, 종교개혁의 선동가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외교, 행정, 정보, 종교, 교육을 모두 다룰 수 있는 ..